서두는 끊었으나 더 이상 진도가 안나가면서 포기한 연성물. 메모장 구석에 쓰다만 토막 연성물. 미완으로 남은 그림 연성물. 썰풀고 달리다가 필받아서 연성했지만 올릴 시기를 놓친 연성물. 올리고 싶었지만 오피셜에 두드려맞고 눈물과 함께 접어넣은 연성물. 어느 판에도 올리기 애매해서 여기저기 서성거리다 올리기를 포기한 연성물.
reason 듣고 나니까 기분이 앵스트해져서 써봤다ㅠㅠㅠㅠㅠ어디다 올리기도 뻘쭘해서 그냥 여기다 버리고 가겠어 참고로 말하자면 1기 23화 전설의 그 펑^,^...ㅠㅠ 직후이므로 23화만 보면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그 날 하루종일 무슨 마법걸린 날처럼 기분이 우울우울우울한 실명들은 보지 않기를 권하는 바야 ㅋㅋ
전신이 화끈화끈하게 아팠다. 그 때의 열기가 다시금 눈앞에 다다라 시뻘건 불길을 날름거리고 있었다. 산소가 고갈된 듯 서서히 숨이 차올랐다. 피부는 칼로 찢는 듯 아팠고, 아무리 숨을 들이켜도 목구멍을 무언가로 막아놓은 것처럼 막혔다. 발버둥을 칠 수조차 없었다. 그럴 힘도 없었다. 이제는 어쩌면 그럴 이유조차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봐야 누군가가 발견하지 않으면 살아날 가능성은 없다. 이 텅 비고, 허무하며 추운 공간을, 소중한 사람 어느 누구도 만나지 못하고, 썩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한 채 영원히 죽은 채로 떠돌아다녀야 한다… 죽는 것은 무섭지 않았지만 그것만큼은 소름이 끼쳤다. 라일의 곁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 그 아이는, 내가 죽었다는 것조차 모른 채 죽을 때까지 나를 찾을 테지. 유일하게 남은 가족이었는데, 한없이 미안해졌다. 그 아이는 내가 만든 미래에서 살아갈 것이다. 곱고 자애로운 여성과 결혼해서, 에이미처럼 밝게 웃는 딸도, 라일과 나처럼 투닥거리면서도 결코 제대로는 싸울 수 없었던 그런 형제를 낳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행복하게, 또 편안하게 살아갈 것이다. 피가 눈을 덮어 따가웠다. 간신히 눈을 뜨자 눈앞에 지구가 보였다. 인간이 만든 저 링과도 같은 것들이 에워싼 아름다운 푸른 별. 이 모든 것은… 우리 인간이 자초한 일이다. 톨레미는커녕, 아까까지만 해도 시야에 들어오던 엑시아도 보이지 않았다. 하로는 무사히 톨레미로 돌아갔을까? 혹시 그 저주스러운 남자가 살아남아 듀나메스까지 가져간 것은 아니겠지. 모두는 슬퍼할까… 티에리아는, 미안해할 텐데. 펠트는 분명 울겠지. 알렐루야도 슬퍼할 테고, 랏세도, 이안 씨도, 몰레노 씨도… 스메라기 씨는, 나 멋대로 나간 건데, 자책하지 말았으면 좋을 텐데. 세츠나는 답을 찾았을까? 찾았으니 돌아왔겠지. 앞으로 머리는 누가 잘라주려나. 우유도 다 챙겨먹어야 하는데. 라일한테 잘 해주지 못했으니까, 그 아이에게만은 잘해주려고 했는데… 형으로서도, 동료로서도 이렇게 죽어서는 안 되는데. 세츠나, 내 동생 같던 아이. 내가 한 때 내 원수였었더라도, 그런 것쯤은 다 상관없는데. 내 복수 같은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단지, 그 아이만은, 나 대신 그 아이만은─ 변해야 하는데. 나처럼 아무도 사랑하지 못하고, 제대로 울지도 못하고, 그런 식으로 살아가서는 안 되는데.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울면서 제대로 된 사람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내가 이렇게 가면 그 아이를 어쩌면 좋을까. 라일은. 내가 아니면, 대체 누가 라일을 지켜준단 말인가. 피로 범벅이던 시야가 서서히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눈물이 흐르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확인할 수는 없다. 파일럿 슈트를 벗으면 그 순간 머리가 터져버릴 테니까. 차라리 썩는 것보다는 더 나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곤 해도 그런 꼴만은 되기 싫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말이지……." 어머니, 아버지. 분명 지금 이렇게 가면 혼내시겠지. 에이미는, 날 다시 보면 기뻐해줄까? 우는 모습만큼은 보고 싶지 않은데. "…이렇게 되니 다 부질없네." 미안해, 라일. 차라리 네 곁에 있어야만 했던 건지도 몰라. "─살고 싶어." 미안해.
이게 진짜 자학이라는 거야 실명들아 ㅋㅋㅋㅋㅋㅋ 결국 마지막엔 질식사로 죽었는데...질식사가 그 끝이 매우 ㅈ더깆ㅈㅂ ㅏㅣㅈㅂ더ㅣㅈ사ㅣ바ㅣ 하지만 실명들과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 그것만큼은 스루하자 우리...
형광등을 일부러 키지 않아도 충분히 밝을 만큼, 창밖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은 눈이 부셨다.
"날 좋다. 놀러가고 싶네......"
그 햇빛이 너무 좋아서 저도 모르게 창밖을 바라보며 닐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눈 앞에서 몸에 해롭다는 전자파를 무한대로 발산하고 있는 컴퓨터는 이제 쳐다만 보아도 머리가 아팠고, 그 안에서 커서를 깜빡이며 뭐라 잔뜩 적혀있는 말들은 보지 않아도 눈이 아팠다. 하지만 일이니까. 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자꾸만 창 밖으로 도망가려는 시선을 애써 모니터에 붙들어 매고 닐이 넥타이를 고쳐 맸다. 집중해야 했다. 오늘 안으로 작성을 끝내서 넘겨야 할 보고서가 세 개나 있었다.
"오, 열심히 하고 있군." "아, 부장님." "근데 오늘은 이만 들어가 봐." "예?"
지금까지 멍때리고 있었는데. 열심히 하고 있다고 칭찬하는 부장의 말에 뜨끔 놀란 속을 땀 한방울과 함께 모른척 흘려보내고 닐이 생긋 웃으며 인사했다. 그런 닐의 인사를 한 손 흔드는 것으로 받아준 부장이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과 함께 닐에게 그만 돌아가라는 권고를 내렸다. 아니, 아직 할 일이 산더미 같이 남아 있는데. 그것도 자신의 성과에 대한 보고서라도 다른 사람이 대신 해 줄 수도 없는 일인데. 돌아가라니, 도대체 무슨 말이란 말인가. 혹시 찍혔나. 그래서 정직이라도 당하는 걸까. 하지만 최근 들어 별로 잘못한 일을 한 기억은 없었다.
"저...... 혹시 저 무슨 잘못이라도......" "음? 아, 아냐아냐. 이런, 자네를 헷갈리게 했나보군. 음...... 자네의 남자...... 친구? 뭐, 남자였으니 당연히 남자친구겠지만, 이상하게 자네의 남자친구임을 무척 강조하던 사람한테 오늘 자네 휴가좀 내 달라고 전화가 와서 말이야." "......" "그래서, 월차 내주는 걸세. 오늘은 이만 되었으니 얼른 들어가 봐."
아. 그라함이다. 분명히 그라함일 것이다. 남자친구임을 강조했다면, 틀림없이 그 놈이다. 그 놈 이외엔, 그딴 것을 강조할 인간. 닐의 주변엔 없었다. 그런데, 왜? 오늘 무슨 날이던가? 집에 가라는 부장의 말이, 자신의 잘못에 대한 대가가 아닌 다른 사람이 준 휴가라는 것을 안 순간 닐의 몸을 바싹 조여오던 긴장감은 사라졌다. 하지만 그 긴장감이 닐의 몸을 완전히 편안하게 풀어주기도 전에 그라함이란 이름이 다시 닐의 몸을 꽈악 조여왔다. 대게 그라함이 이런식으로 닐의 생활에 관여하면, 아니 애초에 그라함이 관여해서 정신적으로 매우 행복하고 편안하게 끝나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항상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못해 그대로 깨져 버릴것 같은 두통과, 어질거림. 그리고 토할것만 같은 울렁거림 말고 그라함에게서 좋은걸 받은 기억은 없었다. 순간 닐은 환하게 웃으며 어깨를 도닥거려 주는 부장의 손을 쥐여잡고 그런놈 친구도 뭣도 아니고 월차를 받을 만한 이유도 없으니 제발 일하게 해 달라고 빌고 싶어졌다. 그래야 했다. 그라함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선, 꼬옥 그래야 했다. 하지만.
"그럼 즐겁게 놀다 오게, 디란디 군." "......아..!!"
닐이 부장의 손을 잡기도 전에 부장의 손은 빠르게 닐의 어깨에서 떨어져 바지 주머니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닐이 부장의 옷자락을 잡기도 전에 옷자락은 빠르게 닐으 곁에서 멀어져 갔다. 평소라면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어렇게까지 빠른 동작으로 움직이시는 분이 아닌데. 멀어져가는 부장님의 뒷모습을 그대로 멍하니 바라보며 닐이 그대로 굳어졌다. 아무것도 잡지 못하고 허무하게 허공에 둥실 떠 있는 닐의 손이 매우 애처로왔다.
***
결국 어찌 하지도 못 하고 그대로 상의를 한 손에 들고 사무실을 나온 닐은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집으로 옮기지 못하고 회사 로비에서 멍하게 윗쪽만 쳐다보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엉덩이 끝과 허리 밑쪽에 와 닿는 감촉이 별로 좋지 못한 싸구려 회사 의자에 앉아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어야 할 시간인데 이미 사무실에서는 쫓겨났고. 집에 가자니 그라함이 무서웠다. 조퇴까지 시킨걸 보면 분명 집에서 엄청난 꿍꿍이를 꾸미며 반짝반짝한 얼굴로 자신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게 뻔했다. 그것을 알면서도, 제 발로 지옥의 구렁텅이로 걸어 들어가는 것만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았기에 닐은 그저 올라오는 한숨을 길게 내 뱉으면서 멍하게 앞을 쳐다보았다. 유리로 되어 있는 1층 로비의 안은 말 그대로 황금빛으로 부서져 들어오는 햇빛으로 눈이 부셨다. 정말 날이 좋았다. 모처럼의 기회니, 이대로 어디라도 놀러가 볼까. 어차피 남아도는 시간이었다. 일은 못 하고, 그렇다고 집엔 가긴 싫고. 아이들 하교 시간에 맞춰 데릴러 간다 하더라도, 그것은 오후 6시 얘기였다. 지금이, 손목시계에 따르면 12시 조금 전이니 공백시간이 무려 6시간이나 생긴 것이다. 아이들을 데릴러 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뺀다 하더라도 어림잡아 5시간은 비었다. 어딘가에 가서 느긋하게 바람쐴 정도의 시간으론 충분하다 못해 넘쳤다.
"좋아, 그럼 어디든 가볼까......"
어디로 갈까. 그리고보니 이 근처에 바닷가가 있었지. 오랜만에 바다나 보러 갈까. 아직 5월이긴 했지만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점점 극심해지고 있는 날씨는 상큼한 바람과 은은한 운치를 느끼게 해주던 봄과 가을을 없애버렸다. 남은 것은 오직 여름과 겨울 뿐으로 슬슬 추위가 물러날 것 같더니, 어느새 완전 여름날씨가 되어 푹푹 찌고 있는 더위가 공기를 지배하고 있었다. 이런 추세이니, 아마 바닷가를 찾는 사람은 닐, 자신 뿐만이 아닐 지도 몰랐다. 거기까지 생각이 마치자 정말 바다에 가고 싶어져 버려서 서두르려는데,
"오, 공주! 여기 앉아서 뭐 하는 건가. 안 나오기에 한참을 기다렸잖나."
회사의 정문이 열리더니 금발의 호쾌하게 생긴 청년이 나타났다. 그리고 문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쇼파에 앉아 있던 닐을 보자마자 반짝이는 자신의 금발보다 더 빛나는 웃음을 지으며 뚜벅뚜벅 걸어왔다. 닐이 매우 싫어하는 호칭을 아주 우렁차게 불러가면서. 닐이 그대로 굳어졌다.
"...... 그라함." "자, 공주. 어서 가세. 모두 기다리고 있네."
그라함의 '공주'란 호칭에 회사 로비에 모여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닐에게 꽃혔다. 따끔거리는 자신의 볼을 한번 쓸어 내리면서 닐이 서둘러 그라함한테 다가갔다. 저 놈이 어째서 여기 있는거야. 아니, 그 보다 빨리 가서 저 놈이 이 이상 이상한 말을 지껄이기 전에 끌고 회사 밖으로 나가야 했다. 그러잖아도 그라함의 몇몇 기행때문에 한때 회사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았었다. 그리고 그것은 온전히 닐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와 얼마나 애먹었던가.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던 그때의 고생이 주마등처럼 닐의 눈앞을 스치고 지나갔다. 더 이상 그런 경험은 사양이었다. 한 번 더 그런 경험을 했다간, 정말로 죽을지도 몰라. 덮쳐오는 공포에 몸을 부르르 떤 닐이 그라함의 팔을 잡고 정문쪽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일단 사람들은 그 기행의 주인공의 맨얼굴은 모르니까 이쯤에서 얼른 사라지면 절대 그라함인지 눈치 못 채겠지. 그래야 했다.
"하하, 공주.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준비는 이미 다 되어 있......" "좀 닥쳐!"
자꾸 말 하면 네 그 특이한 말투때문에 사람들이 네가 '그 놈'이란걸 알아 채잖아! 하지만 그런 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꾸만 나불거리를려는 그라함의 입을 한 손으로 틀어 막고 닐이 조금더 빨리 발걸음을 옮겼다. 처음엔 그런 닐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고개를 이리저리 틀더니 이내 잠잠해진 그라함이 강하게 닐의 손을 붙잡아 왔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닐을 쳐다보는게 조금은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일단은 조용해진 것에 만족하며 닐이 드디어 눈 앞에 나타난 정문을 어깨로 밀었다.
"하아." "공주! 내 입술의 감촉은 어떻던가? 좋았나?" "뭐?"
정문에서 빠져나오자 마자 틀어막고 있던 그라함의 입에서 손을 떼고 닐이 한숨을 길게 내 쉬었다. 어떻게 인증만은 면한것 같았다. 그런데. 닐의 손이 자신의 입에서 떨어져 나가자마자 아까보더 더더욱 빛나는 눈으로, 얼굴을 닐 쪽으로 들이 밀면서 그라함이 닐에게 질문을 해 왔다.
"그렇게 세게 내 입술을 만지고 싶었을 정도니 분명 좋았겠지? 하하하, 공주. 그대도 참 거침없는 사람이구려.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그래, 내 입술은 얼마나 좋았소?" "......"
이 놈이 또 뭐래. 아침을 잘못 처먹었나. 목 끝까지 욕이 올라 왔지만, 닐이 그것을 간신히 집어 삼켰다. 그래, 이 놈의 정상의 궤도를 한참 벗어난 언동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일일히 화내기 시작하면 답이 없었다. 그저 닐의 수명만 단축될 뿐이였다. 이럴땐 차라리 무시하는 것이 편했다.
"됐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이게 갑자기 무슨 짓이야." "아아, 날이 너무 좋아서 말이지. 같이 소풍이라도 갈까 해서." "......뭐?"
상대하지 않기로 결심한 헛소리는 무시하고 닐이 그라함을 쳐다보았다. 그러고 보면 그라함도 일이 있을 텐데. 일 안하고 이 시간에 여기서 뭐 하는거야. 한가득 의문을 담아 쳐다보니, 그라함이 무척이나 뿌듯한 얼굴로 한쪽을 가르켰다. 뭐야, 또. 저 표정은 뭔가 대형 사고를 쳤을 때의 표정인데. 잔뜩 불안해진 심장을 부여잡고, 닐이 조심스레 고개를 돌렸다. 닐의 회사 정문 한켠에 대형 벤 하나가 주차되어 있었다. 저게 도대체 뭐래. 증폭되는 불안함을 애써 모른척하며 닐이 다시 한번 그라함을 쳐다 보니 그라함이 이젠 뿌듯하다 못해 자랑스럽다는 듯한 얼굴로 말을 뱉었다.
"이미 애들도 다 불러 왔네." "무슨 소리야, 아침에 다 학교 보냈는......" "형, 뭐하는 거야. 다 기다리잖아." "망할 보호자. 느려 터졌다고!" "닐! 빨리 와요!" "느리다."
그라함이 가르켰던 곳에 있던 벤의 창문이 벌컥 열리며 그 안에서 오늘 아침, 출근하기 전에 옷까지 단정하게 입혀서 학교에 보낸 애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급하게 만드느라 별볼일 없겠지만 그래도 도시락 좀 쌌어요." "이 몸도 거들었다고." "술도 준비 ok다──!" "수영복과 튜브의 준비도 완벽하다." "뭘 그렇게 멀뚱히 있는거야. 빨리 타라." "......라일. 알렐루야, 할렐루야. 세츠나. 티에리아까지.. 여기서 뭐하는 거야. 학교는!" "보면 모르나? 소풍이다." "당근 쨌지." "조퇴했다." "......"
어찌된 일이냐. 얼른 설명해라! 닐이 그라함을 강하게 쏘아보았다. 물론 이 날씨에 어딘가로 놀러가고 싶다는 생각은 자신도 분명히 했다. 일하는 도중에도 했고 휴가를 얻게된 뒤에도 했다. 분명히 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애들을 죄다 끌고와서 가야 할 정도로 가고 싶었던 것도, 좋은 날씨도 아니였다. 무엇보다 학기 초였다. 벌써부터 이렇게 학교를 빠지면 선생들이나 교수들이 결코 좋은 눈으로 볼리가 없었다. 평소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잘 모르겠는 인간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생각이 아예 없는 인간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닐이 격분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학기초에 수업 빠지는게 얼마나 안 좋은 건지 모르는 거야? 다른 애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세츠나랑 티에리아는 이제 고등학생이라구!!" "아아, 공주. 그건 내가 선생들한테 잘 말해 놓았네. 걱정 할 필요 없어." "걱정 안 하게 생겼어?!?!! 말이 되는 소릴 해!!!" "닐. 그건 문제 없다." "문제 있더라도 당신이 걱정할 일이 아니야.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 "아, 형 또 시작이다." "저 인간 또 시작이군." "닐......"
그런 닐을 보고 그라함과 애들이 한 마디씩 했지만 닐은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열을 내며 학교는 어째서 빠지면 안 되는가를 시작으로 학생의 본분까지. 따발총 저리가라 할 정도의 속도로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라함이 뿔뿔거리고 있는 닐을 억지로 벤 안에 밀어 넣었다. 힘에 밀려서 안쪽으로 숙여진 닐의 상체를 벤 안에 있던 라일과 할렐루야가 잡아 당겼다. 유괴도 아니고. 그대로 벤 안에 빨려들어간 닐을 확인한 후 서둘러 문을 닫고, 그라함이 운전석에 올라 탔다. 그리고 무선 일이 있었냐는 듯이 벤이 부드럽게 출발했다.
***
결국 억지로 동행하게 된 닐은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입술을 일자로 꾹 다물고 있었다. 이건 납치나 다름 없었다. 확 신고해 버릴까. 저쪽에서 세츠나와 함께 모레로 건담을 만들고 있는 그라함을 노려보며 닐이 이를 갈았다.
"닐. 화 풀어요. 네?" "그래, 형. 화 풀어. 이미 벌어진 일, 그렇게 딱딱하게 굴어봤자 별 수 없잖아." "하튼간 너무 고지식해서 탈이다, 너도. 그렇게 살면 안 피곤하냐."
그런 닐의 옆에서 알렐루야와 할렐루야, 라일이 닐을 달래고 있었지만 전혀 소용 업는듯 닐은 더욱 흥분했다.
"확 신고해 버릴까?" "닐......" "하하, 해버려. 근데 오늘 말고. 여기 끝내주는 식당 있는데 거기서 밥사준댔단 말이야. 그건 얻어먹고 신고하자, 형." "기왕 하기 전에 집 티비랑 쇼파도 좀 바꿔달라고 하면 안돼?" "할렐루야! 라일도 무슨 얘기 하는거야. 닐 그러지 말고 화 풀여요. 그라함도 절대 나쁜 뜻이 있어서 이런건 아닐거예요."
2010.07.18 18:08:31
실명
근데 재밌어 너 실명....
감당 안되어도 포기하지마세여ㅋㅋㅋㅋ솔까 감당 안될수록 더 재밌닼ㅋㅋㅋㅋㅋㅋ닐, 포기해...포기하면 편햌ㅋㅋㅋㅋㅋㅋ
2010.07.19 11:51:33
실명
이런걸 왜 수거함에 버리는거냐 너 실명 ㅠㅠㅠㅠㅠㅠㅠ 닐도 애들이랑 같이 놀다보면 기분풀려서 하하호호하고있을것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사만 읽어도 누군지 알수있으니까 ㅋㅋㅋㅋㅋㅋ 인물이 많아도 돈마이 ☆
도대체 어디서 뭘 하는 건지. 엄마와 아빠, 그리고 정말 귀여웠던 여동생을 그렇게 허망하게 잃고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일은 짐을 싸서 형의 곁에서 떨어져 나왔다. 형과는 함께 있을 수 없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 하자면 함께 있기 싫었다. 단순히 형이 가족을 떠오르게 하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형이 싫어서는 더더욱 아니었다. 오히려 라일은 형을, 닐을 좋아 했다. 그리고 그랬기 때문에 형의 곁에서 떨어져야 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에도 닐은 언제나 라일보다 뛰어났다. 인자하셨던 부모님은 라일이 열듬감이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닐만 칭찬한다거나 닐에게만 상을 주는 행동따위는 하지 않으셨다. 닐을 칭찬할 땐 항상 라일도 칭찬 하셨으며 그 어떤 사소한 일이라 할 지라도 라일이 잘 했으면 꼬옥 잘했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었다. 부모님이 있어 사랑을 받았고 외롭지 않았다. 부모님과 에이미, 그리고 닐과 함께 디란디 가족이란 사실이 행복해 견딜 수 없었다. 하지만. 더 이상 라일을 칭찬해 주는 부모님은 계시지 않았다. 라일에게 상이라며 꽃왕관을 만들어 주던 에이미는 존자하지 않았다. 존재하는 것이라곤 여전히 잘난 형과 그런 형의 빛나는 모습 뿐이었다. 라일을 칭찬해 주는 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것이 견딜수 없었다.
짐을 싸던 라일을 닐은 말리지 않았다.
그렇게 닐과 떨어저 지냈지만 라일은 별로 닐과의 사이가 나빴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꼬박꼬박 이메일과 전화통화를 주고 받았으며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만나서 같이 영화도 보고 시간을 보냈다. 떨어져 지내는 만큼 같이 살때와 같은 친밀감은 느낄수 없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닐은 라일의 형이었고 가족이었다. 오랜만에 만난다는 어색함은 만난지 5분이 지나지 않아 엷어 졌고 어릴때처럼 서로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해가며 오랜만의 가족시간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만남이 즐거웠던 것은 아니었다. 몇분이나 차이 난다고, 닐은 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성적과 진로 얘기를 꺼내며 공부 열심히 하라는 잔소리를 학년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시끄럽게 해 대었고 그럴때마다 알아서 할테니 신경 끄라고 라일은 신경질을 부렸지만 닐은 라일을 쉽게 놔주지 않았다. 결국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 일이 터졌다. 떨어져 살았다지만 결국 같은 하늘 아래였다. 닐의 소식 정도는 학교 교무실만 가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수년이 지났건만 라일의 형은 여전히 수재였고 뛰어났다. 깊게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라일보다 닐이 더 뛰어나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고 둘 중 한 명만이 고등교육을 받아야 한다면 그 대상이 닐이 되어야 한다는 것쯤은 닐이 라일보다 뛰어다다는 것보다도 더욱 쉽게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적어도 라일의 생각엔 그랬다. 하지만 천재인 줄 알았던 형은 의외로 바보였다. 바보도 그냥 바보가 아니라 왕바보였다. 닐은 자신이 아닌 라일이 대학엘 가길 바랬다. 무슨 말도 안돼는 개소리냐며 라일이 닐을 다그쳤지만 닐은 요지부동이었다. 자기에겐 대학보다도 더 중요한,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며 결국 라일의 등을 떠밀었다. 라일이 온갖 쌍욕을 퍼부었음에도 닐은 그저 어딘가 울것같은 미소를 지으며 라일의 말을 조용히 듣기만 했다. 결국 라일은 대학 원서를 썼고 닐에게 다신 자길 찾지 말라며 악을 썼다.
그 후, 닐은 정말 자취를 감췄다.
처음엔 화가 났다. 뭘 잘했다고 연락 하지 말란다고 정말로 연락을 뚝 끊는건지. 괘씸하기도 했고 배신감도 느껴져서 형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정말 다시는 연락도 찾지도 않으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그런 다짐도 현실 앞에선 초라한 것이었다. 고등학생이라는 것은 아직 미성년자란 뜻이었다. 국가측에서 태러 희생자들에게 지급해주는 보조금으로 지금까지는 생활할 수 있었지만, 그것도 6월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는 성인이 되었다. 취직기간인 3개월을 더한 9월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정부 보조금은 나오지 않았다. 등록금은 둘째치고서라도 생활비가 막막했다. 알바를 구한다 하더라도 당장에 내일 먹을 밥부터가 곤란했다.
그리고 당장에 큰일이 닥치니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닐에게 연락하는 것만은 싫었다. 다신 찾지 말라며 이쪽에서 먼저 칼을 꺼내 들었는데 막상 아쉬워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 칼은 버리고 가서 손을 잡기엔 라일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젠 라일도 성인이였다. 닐의 도움 없이도 얼마든지 혼자 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항상 형이랍시고 뭐든 해주려 하고 자기가 없으면 스스로 아무것도 할 줄 모른는 바보인 줄 아는 형한테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돈 벌기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였다. 학생시절 간단하게 하던 알바와는 차원이 달랐다.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은 보통의 알바보다 배로 힘들었으며 페이는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슬슬 한계에 부딫히고 있었다. 그리고 라일이 일을 시작한지 정확히 일주일째 되던 날 라일의 계좌로 거금의 돈이 송금되어 들어왔다. 짧은 세 문장과 함께.
공부 열심히 해. 건강하고. 사랑한다.
그 후 정기적으로 라일의 계좌로 거금의 돈이 송금되어 들어왔다. 항상 넘칠정도로 돈은 송금되어 왔고 닐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했다. 전화는 해보지 않았지만 닐이 살던 집은 비어있었다. 하루 날을 잡아 주변에 닐의 행방을 물어 보았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슬슬 걱정이 되며 한 번 전화를 해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기분이 내키지 않았다. 거기에 돈은 여전히 정기적으로 송금되고 있었고, 이내 라일은 그것으로 닐의 안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라일에겐, 돈이 정해진 날짜에 송금되어 온다면 닐은 괜찮은 것이였다. 그 뒤로 라일의 생활은 점점 하강 곡선을 그렸다. 학교 수업엔 가지 않았고 신경도 쓰지 않았다. 오로지 친구들과 어울려 파티를 하고 놀러 다녔다. 돈 걱정은 필요 없었다. 라일이 공부를 하든 하지 않든 여전히 라일의 계좌로는 정기적으로 거액이 송금되어 왔고 통장의 잔고가 바닥나는 일은 없었다. 대학을 졸업하지 못해도 먹고 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 같았다. 점점더 공부할 의욕도 이유도 없어져 갔다. 매일매일을 웃음과 술로 탕진했다. 즐거웠다. 지루한 법이 없었으며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년이 훌쩍 지나갔다.
문득 뒤를 돌아 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일년이라는 커다란 시간의 흐름 안에, 아무것도 없었다.
허무해졌다.
그리고 딱 그때즘이였다. 돈과 함께 일년만에 닐에게서 메세지가 도착했다.
라일, 잔소리 하는 사람 없다고 놀지만 말고 공부 열심히 해! 기대하고 있어!
정말 귀신같은 형이었다. 메세지를 받아들고 이제는 화도 나지 않음에 그저 허탈한 웃음만 흘리며 라일이 종이를 구겼다. 연락하지 말랬다고 정말 전화 한 번을 안 하고 자취도 감춰버린 형이었다. 돈은 왜 붙여주는지 이해는 할 수 없었으나,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였다. 가기 싫다는 대학에 억지로 밀어 넣었으니 적어도 대학 졸업할 때까지는 닐이 등록금과 생활비를 책임져 줘야 했다. 그것이 도리였다.
....... 아니. 아니다.
그것은 도리도 아니고 당연한 것도 아니였다. 닐은 라일의 부모가 아니였으며 고작 수분 일찍 태어났을 뿐인 쌍둥이 형이었다. 여기서 당연한 것은 닐에겐 라일의 뒷바라지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였다. 또한 닐이 라일에게 대학을 가라고 한 것은,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마음속 깊은 곳에 꿈을 키우고 있던 라일을 위해 양보를 한 것이지 억지로 라일의 등을 떠민 것도 아니였다. 즉, 닐이 무슨 수로 이 큰 돈을 매번 만들어 보내는진 모르겠지만 닐에겐 고생해서 벌었을게 분명한 이 돈을 라일에게 송금할 필요가 전혀 없으며 라일에겐 닐이 포기하고 자신에게 양보한 대학이란 것에 책임감을 갖고 노력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였다. 그것이 도리였다. 지금 라일의 행동음 몹시나 잘못되어 있었으며 당장에 고쳐야 했다. 또한 닐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전화라도 한 통 해야 했다.
하지만......!!
머리로 알고있는 것과 가슴으로 인정하는 것은 다른 것이였다. 머리로는 지금 자신의 행동이 객기나 다름 없는 철없는 행동이란 걸 알고 있었만, 연락 하지 말랜다고 정말 연락을 뚝 끊어버린건 형이었다. 그런 형이 고생한다고 해서 구지...... 아니, 하지만...... 라일이 머리를 감싸 쥐었다. 머리가 아팠다. 어떻게 해야 옳은 것인지는 알고 있었다. 동시에 그것이 싫었다.
"철따위. 들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걸."
머리를 더욱 감싸쥐며 라일이 주저앉았다. 아직 철이 들지 않았을땐 이렇게까지 한가지 행동을 하는데 있어 고민하고 괴롭지 않았다. 생각할 것이 많지 않았다. 따질 것이 많지 않았다. 그저 하고 싶으면 했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에 몹시나 충실한 행복감을 느꼈다. 거릴 것이 없어 행복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였다. 행동을 하는데 있어 생각할 것이 많아졌따. 따질 것이 많아 졌다. 단지 내가 좋아서 한 행동이 마냥 행복하지 않았다. 싫으니까 안 한다고 행복하지 않았다. 하고 싶어서 했으니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자각이 가시가 되어, 해야 하지만 하기 싫어 하지 않은 일이 마음에 와 콕 박혔다.
"...... 그래도 아직은 덜 들었지."
하지만 저 마음에 박힌 가시를 뽑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음에도 여전히 외면하고 있는 것이 완전히 철이 들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어서.
형이 보고 싶었다. 만나서 얘기를 하고 싶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그러면 철이 들 것 같았다. 그래야 철이 들 것 같았다.
콧노래 리듬에 맞춰 춤추는 머리칼이 흥겨웠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다리는 마치 스탭을 밟는 듯 했고 정성이 깃든 손끝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요리는 평소보다도 더욱 먹음직 스러워 보였다.
"이 정도면 됐겠지?"
완성된 음식을 한 입 먹어보며 닐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맛있었다.
"슬슬 올 때가 된 거 같은데......"
완성된 음식을 그릇에 담아 식탁 위에 올려 놓으며 닐이 벽에 걸린 시계의 시간을 확인했다. 슬슬 그라함이 도착할 시간이었다.
「따르릉, 따르릉」
오버한 건 아니겠지. 평소보다 조금 더 화려한 식탁을 보며 닐이 혼자 얼굴을 붉히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오, 공주!"
음식이 식지 않도록 뚜겅을 덮어 두고 전화를 받으니 이제나 올까 저제나 올까, 닐이 음식까지 해 놓고 기다리고 있던 장본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평소보다 목소리가 조금 고양되어 있는 것이 흥분한 듯 들려서 닐이 조금 웃었다. 조금 어린아이 같은 면이 있는 그라함은 무슨 날이라고만 하면 신나서 어쩔줄 몰라 했다.
"안 오고 뭐해?" "그...... 공주......" "왜?" "저......"
또 뭣때문에 이렇게 뜸을 들이는 건지. 혹시 삐졌나? 오늘 아침에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고 있다는 티를 내지 않아서 삐진걸까. 올해도 오늘이 어떤 날인지 기억하지 못하고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틱틱 댈까봐 불안해 하고 있는 걸까. 그런게 아닌데. 그냥 밤에 깜짝 파티를 해 주고 싶어서 모른척 했던 것일 뿐인데. 그런 건데. 전화를 걸어 놓고 자꾸 뜸을 들이는 그라함의 목소리를 들으며 닐의 머리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그라함, 그..... 혹시 오늘이 무슨 날인지......" "공주, 정말 면목이 없지만 우, 우리 첫키스 날이 언제였지?"
만약 그라함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래서 상처 받은 것이라면 그런게 아니라고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닐이 입을 열었다. 조금이라도 좋으니 그라함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라함이 해주는 만큼의 반도 되지 않게지만, 그래도 자신도 그라함에게 사랑한다고 표현해 주고 싶었다. 그로써 그라함이 기뻐한다면 그러고 싶었다. 더 이상 자신의 수줍음 때문에 그라함이 상처 받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라함이 말허리를 다급하게 물어 왔다. 순간 둘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 뭐?" "공주, 정말 미안하오. 근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나서...... 내가 지금 집에갈 차비가 없어서 은행에 들어 왔는데 비번이 틀렸다고 인출을 할 수가 없어서...... 공주, 정말 정말 미안하......."
닐이 수화기를 그대로 쾅 내려 놓았다. 갑자기 짜증이 마구 솟구쳐 올라 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뜨거운 무언가가 배속 안에서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고 머리가 띵해졌다.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기 사작했으며 전체적으로 몸에 열이 올랐다.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이 시끄럽게 울리기 시작했다. 고막을 찢는 듯한 소리가 짜증이 났다.
"걸어오든가!!!"
결국 폭발한 닐이 수화기를 들고 냅다 소리를 질렀다. 이젠 짜증이라기 보다도 화가 날 것 같았다. 그리고,
"에잇, 이딴거!!!"
식탁 위에서 아직 따뜻하게 온기를 담고 자기를 먹어줄 이들을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 음식을 보니 이번엔 서러워 지기 시작했다.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혼자 들떠서 이것 저것 준비한 자신이 너무너무 한심해 졌다.
조루가 된 기분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10.07.22 16:45:02
실명
아.... ㅏㅏㅏ아아ㅏ 실명아ㅏ아ㅏㅏㅏㅏ 썰풀고 도망간 실명이인데 좀 껴안고 빙글빙글 돌아봐도 되겠니ㅠㅠㅠㅠㅠㅠㅠ 던져놓고 간 썰에 이런 정성스러운 글연성이 올라올줄은 몰랐다 이거 읽으면서 기분좋아서 'U'이런 표정으로 해실거리고 있었엉ㅠㅠㅠㅠㅠㅠㅠㅠ 음식까지 해놓고 기다린 닐 지못미.... 진짜로 많이 화난게 느껴져서 걱정된다 햄은 이제 어떻게 귀가하냐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졸지에 홈리스신세 되겠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닐따응이 어떻게든 음... 어떻게든... 용서해줬으면 좋겠지만 에잇 뒤는 너실명에게 맡길게!!! 귀엽고 훈내나는 햄닐 퀄리티★로 마무리지어줄거라 믿어 그리고 다 완성하면 본진에... 본진에 좀 들고와주세요 우우우ㅜ.....
2010.07.27 21:21:45
실명
....햄닐들이 자꾸 본진을 잊고 던져두고 가는데 너 햄닐들 그러는거 아니다 ㅠㅠㅠㅠㅠㅠㅠ본진으로 돌아와 ㅠㅠㅠㅠ이런 사랑스런 글을 왜 훅 던져놓고 도망가는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목의 저 사슬이 모에 돋는건 나 뿐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